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안 되는 남편의 행동
  글쓴이 : 상담소     날짜 : 15-11-13 11:32     조회 : 2395     트랙백 주소

건강다이제스트 2015년 12월호

            글/ 정유경 기자.  도움말/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죽었다 깨도 이해 안 되는 내 아내·남편 행동설명서

남편은 드라마에 푹 빠져 사는 아내에게 묻는다. “저렇게 질질 짜는 드라마가 그렇게 좋아?” 아내는 친구가 부르면 오밤중에도 번개처럼 나가는 남편에게 쏘아댄다. “차라리 친구랑 살아!” 서로 죽을 만큼 좋아 결혼했지만 막상 같이 살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사방에서 툭툭 튀어나온다. 그것도 도대체 왜 그런지 이해가 안 되는 행동투성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내 내 편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 아내가 하는 행동을 친구 아내도 한다. 내 남편이 하는 행동을 옆집 남편도 한다. 미리 짠 듯이 똑같다. 얼굴, 성격, 직업 모두 다른데 배우자의 속을 뒤집는 그 행동을 그대로 한다. 세계 10대 미스터리와 견줄 이 미스터리의 진실을 알아본다.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 부부

부부 사이만큼 온도 변화가 극심한 사이가 또 있을까? 온 세상을 태울 만큼 뜨겁게 사랑했다가도 얼마 안 가 시베리아만큼 차가운 눈초리로 서로를 노려보는 것이 부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같은 싸움인데 부부싸움은 싸움 대접을 못 받는다. 칼로 물 베기, 아름다운 전쟁처럼 싸움과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가 붙는다. 부부가 하는 싸움은 대부분 다름에서 시작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모르는 부부는 서로 다른 것을 나쁘다고 착각하고 으르렁댄다. 반면 다름을 인정하면 싸움은 싱겁게 끝나거나 아예 시작되지 않는다.

개는 상대를 좋아할 때 꼬리를 흔들지만 고양이는 상대방을 공격하려 할 때 꼬리를 흔든다. 이런다고 개가 옳고 고양이를 그르다고 하지 않는다. 그냥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남녀 역시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살아왔고 살고 있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화성남자 금성여자라는 표현처럼 전혀 다른 두 존재가 한 공간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나의 100과 상대의 100을 더해 100을 만들어야 하므로 50씩은 비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핵심은 양보와 타협과 적절한 포기로 자신을 반쯤 비운 공간에 상대를 채워 넣고 사는 것이다. 그런데 실전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채워 넣고 살고 싶어도 어쩌다 미운 짓을 하면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신다. 왜 그런 미운 짓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남녀가 다르다고 하지만 이렇게 다른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남편과 아내가 많다. 그래서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안 되는 아내 행동과 깨어났다가 도로 죽어도 이해 안 되는 남편 행동의 이유를 소개한다. 행동을 이해하지 말고 먼저 숨은 뜻을 이해하자. 싸우는 소리가 확 줄어들 것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안 되는 아내의 행동 1.

-내 아내는 왜 그까짓 기념일에 목숨을 걸까?

생일, 결혼기념일을 잊어서 아내에게 분노의 속사포랩을 들은 남편은 어안이 벙벙하다. 매년 돌아오는 생일인데 이게 그렇게 화낼 일이냐고 되묻고 싶다. 그러나 아내는 분노할 만하다. 평소의 아내는 남편과 아이의 뒤편으로 물러나 있을 때가 많다. 기념일은 좀 다르다. 특별한 사람으로 조명받을 수 있는 유일한 날이다. 아내는 기념일을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위해 일했던 날을 보상받는 날로 여긴다. 김미영 소장은 “아내는 과정과 관계에 남편보다 더 관심이 많으므로 기념일을 통해 부부 사랑을 확인해보고 싶은 심리가 있다.”고 덧붙인다.

어버이날, 어린이날도 있는데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기념일을 아내의 날로 정해보는 건 어떨까? 말만 들어도 아내는 훨씬 행복해질 것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안 되는 남편의 행동 1.

-내 남편은 왜 친구라면 간도 쓸개도 빼줄까?

친구가 자신보다 먼저라면 서운하지 않을 아내는 없다. 아내는 가정의 평화가 친구보다 우선인데 남편은 친구가 먼저인 이유는 뭘까?

김미영 소장은 “역사 문화적으로 남성의 사회화가 여성보다 빨랐다.”며 “그래서 남편은 함께 살자는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고 말한다. 즉 사냥, 전쟁 등으로 힘들 때 같이 했던 친구나 동료에 대한 의리가 강하다. 반면에 부정적인 관계에서는 여자보다 남자가 훨씬 냉정하다. 김미영 소장은 “사기, 폭행 등과 같은 남성 범죄자가 여성 범죄자보다 월등히 많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한다.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남편의 본능을 헤아려주자. 남편은 언제나 아내 옆에 있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따로 또 같이 생활하자.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안 되는 아내의 행동 2.

-내 아내는 사랑한다면서 왜 섹스는 거부할까?

김미영 소장은 “남성은 일, 섹스, 스포츠에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고 여성은 인간관계에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남편에게 섹스는 신체적 섹스고 아내는 정서적 섹스다. 남편은 섹스해야 사랑한다고 여긴다. 아내는 남편처럼 섹스의 쾌감을 쉽게 느끼지 못하므로 사랑을 표현해야 섹스하고 싶다.

남편들이여, 아내와 섹스하고 싶다면 달라지자. 아내는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몸이 열리지 않는다. 신체적 접촉보다 먼저 정서적 접촉을 하고 자연스럽게 섹스 분위기를 만들자.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안 되는 남편의 행동 2.

-내 남편은 왜 결혼과 동시에 하늘이 내린 효자가 됐을까?

요즘 아내들 사이에 ‘효도는 셀프다’라는 말이 유행이다. 배우자가 자신의 부모에게 효도하길 바라지 말고 각자 부모에게 알아서 효도하라는 의미다. 이런 말이 생긴 이유는 결혼과 동시에 효자가 된 많은 남편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지만 남성은 종족보존 본능이 있어서 가계를 잘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이 크다. 결혼하고 나면 부모의 어려움을 알게 되고 지난날 못 해 드린 것들을 아내의 수고를 통해 보상해드리려는 심리가 생긴다. 며느리가 됐으면 우리 가족의 행복과 화목에 이바지해야 하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내에게 효도를 강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남편들은 부모님께 작은 효도를 하려다 큰 불효를 안겨드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미영 소장은 “남편의 효도 요구에 참다 참다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남편과 아내는 누가 가장 소중한 존재인지 순서를 제대로 매길 줄 알아야 한다. 배우자와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부모가 진정으로 바라는 효도다.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안 되는 아내의 행동 3.

-내 아내는 왜 비현실적인 드라마에 푹 빠져 살까?

많은 아내는 드라마나 영화 속 멋진 남자 주인공에 열광한다. 남편들은 왜 아내가 꾸며낸 이야기에 눈물 콧물 짜며 감정 이입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결론은 대리만족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남편의 사랑에 대한 기대가 컸었는데 살다 보니 남편에게 실망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은 외모, 인품, 능력이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데다 중요하고 어려운 순간에 여자 주인공을 도와준다. 여자라면 누구나 꿈꿔온 이상 속의 남자다. 빠져들 수밖에 없다.

남편들이여, 죄 없는 남자주인공을 욕할 것이 아니라 배울 점은 배우자. 남자 주인공을 보는 아내의 눈길이 결국 남편에게 정착할 것이다.

아내는 비현실 속 주인공보다 현실 속 남편에게 집중하자. 남자 주인공이 아무리 멋있어도 당신이 평생 믿고 의지할 남자는 그 주인공을 질투하는 아이 같은 남편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안 되는 남편의 행동 3.

-왜 남편은 결론만 간단히 하라고 말꼬리를 자를까?

김미영 소장은 “남녀는 의사결정 및 의사소통 스타일의 차이가 크다.”고 조언한다. 남성은 목적과 결과를 중시하는 반면 여성은 관계와 과정을 중시한다. 남성을 숲을 보고 여성은 나무를 보는 경향이 있다. 나무를 보는 여성은 세세한 과정을 설명하지만 남성은 결과론적 사고에 의해 결론만 간단히 듣고 싶어 한다.

부부 관계는 결론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배려 있는 대화 매너가 아내에게 사랑받는 신사를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자.